소장형 전자책

- 너를 떠나보낸 후
- 저 자 :시게마츠 키요시
- 발행자 :이가서
- 등록일 :2021.12.20
- 보유 권수 :3권
- 공급사 :교보문고
- 대 출 :0/3권
- 예약자수 :0명
- 소속도서관 :통합
- 추천수 :0
- 대출 여부 :가능
- 유형 :pdf/epub
- 지원기기 : PC 태블릿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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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삶과 죽음을 향해 가는 아름다운 여행! 나오키상 수상작가 시게마츠 키요시의 소설 『너를 떠나보낸 후』.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사건을 소재로 가족과 청소년의 아픔, 복잡 미묘한 심리 등을 섬세하게 다뤄온 작가의 이력이 잘 드러나 있다.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아빠와 딸의 시간여행을 그려냈다. 이혼 후 4년 만에 새로운 가정을 이룬 사십대 초반의 재혼남 세키네. 하지만 심장마비로 어린 아들을 잃고 자책하던 그는 서북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와의 작별을 눈앞에 둔, 과거의 아내와 살고 있는 딸 아스카가 동행하게 된다. 그들은 여행 중에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서 삶과 죽음에 대해 배우고 느끼게 되는데…. 이혼, 재혼, 사별, 위탁아와 위탁모, 한 부모 청소년 등 현대인의 쓸쓸한 자화상을 따뜻하게 보듬어준다.
목차
1부 1장 너를 떠나보낸 후 2장 눈 시린 푸른 하늘 3장 겨울 가곡 2부 4장 바다무지개 저 너머에 5장 바람 속의 불꽃처럼 6장 황홀한 경치 7장 시간의 모래 3부 8장 에메랄드빛 하이도난 9장 바람이 시작될 즈음에 역자 후기
저자 소개
저자 : 시게마츠 키요시 저자 시게마츠 키요시(重松淸)은 1963년 오카야마 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현대 사회의 가족과 청소년 문제에 천착하면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건을 소재로 아이들의 일그러진 아픔과 복잡 미묘한 심리를 예리하게 짚어내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1991년 《비포 런》으로 데뷔했으며. 1999년 《나이프》로 제14회 츠보타 조지 문학상을, 《소년, 세상을 만나다》로 제12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에는 《비타민 F》로 제124회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 그 외 《그날 전에》《너의 친구》《초등학교 5학년》《솔개》《엄마》《십자가》등 다수가 있으며, 르포르타주, 시평, 시론 등 소설 이외의 장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역자 : 역자 양경미(梁京美)는 1955년 서울 출생. 전문번역가이자 ‘됴한글 번역연구회’ 리더로 활동 중이며, 일본어 번역연구회 ‘아지사이(Ajisaii)’ 대표로 있다. 옮긴 책으로는 《라블레의 아이들》 《사무라이》 《태공망 1, 2, 3》 《진주부인 1, 2》 《우리의 타자가 되는 한국》 《천축으로 가는 좁은 길》 《하루가 떠나면》 《심리 경영》 《보딩 스쿨》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라》, 아동문학으로 《노란 코끼리》 《열한 살 인생수업》 《한 송이 꽃》 《내일의 바람》 외 다수가 있다.
출판사 서평
늘 곁에 있어 잊고 있던 사람을 꼭 안아주고 싶은 소설 애면글면 이루어진 무지갯빛 결혼과 가정이, 차일피일 이런저런 사유가 쌓여 표변하면 이혼도장까지 찍고 돌아선다. 이후 각자도생(各自圖生). 사람에 따라 재혼, 삼혼 그 이상도 가능하고 그도 아니면 나 홀로 삶을 보란 듯이 고수할 수도 있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풍속도이다. 그러나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가족 구성원은 물론이려니와 청소년의 크고 작은 갈등이 난마처럼 얽히고설켜 폭력, 살인, 마약, 성폭행, 자살 등으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증폭된다. 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 상 수상작가인 시게마츠 키요시(重松 淸)는 현대사회의 가족과 청소년 문제를 일관되게 작품 속에서 다뤄왔다. 독자에게 많이 알려진 《비타민 F》를 비롯하여 《나이프》 《소년, 세상을 만나다》 《그날 전에》 《너의 친구》 등에서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사건을 소재로 가족과 청소년의 아픔과 복잡 미묘한 심리를 세밀화처럼 섬세하고 예리하게 그려낸다. 신간소설 《너를 떠나보낸 후》는 작가의 이력과 공력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우리 앞에 나타난다. 이혼, 재혼, 사별, 위탁아와 위탁모, 한 부모 청소년. 이런 면면을 질료로 한 풍경화는 혼자 도는 바람개비처럼 쓸쓸하고 애처롭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속마음은 따뜻하고 웅숭깊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예외적이기는 해도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화자(話者)인 나(세키네)는 사십대 초반의 재혼남 직장인이다. 초혼인 아내는 아홉 살 연하의 전업주부. 이혼 후 독신 생활 4년 만에 이룬 가정이다. 그리고 곧 아이를 보게 된다. 누구나 그렇듯 누구의 아들과 딸로 지내다 서로 좋아 자기가 되고 여보당신이 되어 가정을 꾸리면 자연스럽게 아빠 엄마가 된다. 이른바 어엿한 가족의 탄생이다. 그럴 때 아이는 아빠와 엄마의 전부가 된다. 지나간 과거의 시간과 오지 않은 미래의 시간이 오롯하게 가족의 품안으로 집중한다. 하지만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것. 갓 돌 지난 멀쩡한 아이가 한밤중에 까닭 없이 죽고(병원의 사인은 심장마비) 만다. 망연해진 부부는 자책하며 한 가지 사건을 놓고 서로 다른 식으로 자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남자는 ‘왜’ 여자는 ‘만일’이라는 식으로. 왜? 그날 밤 깨어 있지 못했을까? 만일, 그날 밤 깨어 있었더라면. 왜? 정기검진을 좀 더 큰 병원에서 받지 않았던가? 만일, 정기검진을 큰 병원에서 받았더라면. 왜? 아이는 그런 몸으로 태어났을까? 만일, 아이가 다른 몸으로 태어났으면. 왜? 우리에게 아이가 왔을까? 만일, 아이의 부모가 우리가 아니었으면. 왜? 우리는 만났을까? 만일, 우리가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물었다. 그것이 아빠와 엄마의 차이인지,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지, 그저 두 사람의 성격 차이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남자와 여자의 생각은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정반대였다. 아이를 잃은 한 방안의 부부는 출렁거리는 바다에서 아득하게 떨어져 있는 두 점의 섬과 같았다. 둘이 함께 있는 게 두렵다는……. 그래서 지금은 무섭다는 여자(요코)의 말. 무슨 뜻인지 아는 남자(세키네)는 춥고 쓸쓸할 것 같은 서북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별은 기억 속에 그리움의 무늬를 새겨두고 간다 기억하고 생각나는 한 누구든 혼자가 아니다. 게다가 혼자 떠나는 여행은 사연이 있는 법. 과거의 시간과 얼굴과 표정을 온전히 담고 간다. 엄연한 동행이다. 계절에 실려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지나간 얼굴과 표정은 반추되고 관찰되어 새롭게 해석된다. 과거의 사실은 그렇게 현실이 된다. 여행의 이정표는 지금까지 남자가 살아온 모자이크된 자화상이다. 그리고 모자이크 자화상은 각각 주체로 분리되어 남자에게 말을 걸어온다. “답을 얻고 싶었어요. 그래서 방해가 될 줄 알면서도 여기까지 따라온 거예요.” “하지만 …… 나는 …… 아무것도…….” 당신에게서가 아니라 미에코에게 묻고 싶었다고 했다. 아스카에게 묻고 싶었다고 했다. 인생의 남은 시간을 정리하려는 사람과 이제 곧 혼자 남겨질 아스카에게 묻고 싶었다고 했다. …… 십 년 만에 보는 미에코는 건강해보였다. 남은 삶이 반 년 밖에 안 남은 말기암환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네 사람이 마주했다. 미에코는 내게 가볍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나도 미에코에게 고개를 숙였다. 요코도 미에코라는 걸 깨닫자 고개를 숙였다. 미에코는 내게 했던 것보다 더욱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서로 말이 없었다. 요코와 아스카가 슬쩍 물러나 휴게소 쪽으로 걸어갔다. “엄마 거기서 더 멀리 가면 안 돼. 세키네 씨한테 업혀 오는 건 너무 보기 흉할 거 같거든.” 아스카는 뒤돌아보며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세키네 씨라고 했던 아스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좋은 녀석이야.” 하고 말했다. “조금 다루긴 힘들어도 좋은 아이라고 생각해.” 라는 말에 “엄마가 변변치 못해서 별난 성격으로 자랐어.” 라고 미에코는 말했다.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후회되는 것도 너무 많아. 반성하고 있고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하고, 사과하고 싶은 사람도 많이 있고.” “누구나 다 그래.” “당신도 그런 게 있어?” “내게도 요코에게도 있어.” “그래…….” 미에코는 얼굴을 들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눈 밑에 기미가 있다. 목은 혈관이 불거지고 훨씬 여위어져 가늘었다. “후회 없는 인생이란 없어.” 미에코에게 말했다. 요코에게도 말하고 싶었다. 아스카도, 언젠가는 알았으면 좋겠다. 그렇구나, 하고 미에코는 미소를 지으며 “후회 없는 인생도 없지만 의미 없는 인생도 없지 않을까?”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아무리 불행한 인생이라도 의미는 있는 거야. 아무리 짧아도, 아무리 후회뿐이라도…… 살아온 의미와 살아 있는 의미는 있는 거야.” 자존심이 강했던 시절의 미에코 모습이 되살아났다. 후회를 많이 해서 예전보다 부드러워진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랬다. 남자의 유키야와 아스카가 그랬고, 남자의 미에코와 요코가 그랬다. 남자의 요코와 유키야는 현재의 아내와 돌 지나 죽은 아들, 남자의 미에코와 아스카는 과거의 아내와 떨어져 살고 있는 현재의 딸이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랬다. 사멸(死滅)한 아들의 마음과 영혼을 사로잡았다던 유빙(流氷)의 바다를 찾은 노음악가 부부가 그랬고, 맡겨지는 아이마다 돌보고 떠나보내야 하는 위탁모 할머니가 그랬다. 자신이 만든 바람개비를 들고 과거의 아이를 찾은 검은 장례복 차림의 소아병동 여의사가 그랬고, 택시를 몰며 과거의 양부모 시골집을 떠나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중년의 택시기사가 그랬다. …… 그랬다. 늘 곁에 있는 것이 당연했던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추억은 떠나는 쪽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보내는 쪽의 가슴에 어쩔 수 없이 남는 것이었다. 우리가 떠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뿐이었다.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는 걸까. 먼 수평선 너머의 미래가 아닌 과거의 세상에서 불어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바람은 정령선(精靈船)과 함께 띄워 보낸 간절한 기도와 바람에 대한 응답일지도 모른다. 배는 점점 멀어지고 하늘과 바다가 한몸으로 포개지듯 수평선이 되었다. 수평선은 이별 여행의 끝이었고 현실로 되돌아가는 출발선이기도 했다